강간미수사건 항소심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되었다.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문을 읽어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 맞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피고인은 전혀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무죄를 주장하였었다.

 

지금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피고인을 접견하고 왔다. 접견시에도 피고인에 대한 인상은, 사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기록을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DNA 검사결과도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어떠한 이유에서 피고인을 강간죄로 몰아가야 했기 때문에 무고를 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피고인의 주장도 썩 신뢰가 가지는 아니하였다. 매우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건의 정황을 살펴보면 강간이 아닌 화간 사건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러나 피해자는 남자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강간이라고 주장을 하고, 피고인은 성행위 시도 자체를 인정하면 유죄가 될까 두려워 아예 그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었다.

 

 

 

 

 

피고인에게 그러한 내 생각을 솔직히 말할까, 아니면 1심 결과를 놓고 볼 때 공소사실을 다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해줄까 여러 고민이 들었다. 그저 국선변호 사건일 뿐이니, 내 생각이야 어떻든 그냥 피고인의 주장대로 무죄주장하고 해야할 프로세스대로 해버리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변호인조차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그 마음이 어떠할까. 다른 사건들의 경험이나 피고인의 언행에 부자연스러운 점 등을 이유로, 변호인이 자기가 알고 있는 것, 자기의 판단을 믿고 피고인의 말을 앞세워 믿어주지 않는다면.... 피고인의 마음이 어떠할까.

세상 모두가 이러저러한 이유와 근거를 들어 피고인을 믿어주지 않을 때 누군가 단 한사람 피고인을 믿어주어야 할 사람이 바로 변호인이다.

 

 

 

 

 

 

 

물론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피고인의 말을 믿었다가 바보가 될 수도 있다. 피고인의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회 악에 대한 응보의 실패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내 생각에 유죄로 판단되면 무죄 주장을 철회하기를 피고인에게 권해야 하는가?

 

나는 자문해보았다. '내가 판사냐?' 그러자 바로 답이 나왔다. 양쪽의 말을 듣고 진실을 가리는 것은 판사가 할 일이다. 나는 그저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할 일을 하면 된다. 사회 정의의 실현보다 내가 앞세워야 할 것이 바로 피고인을 잘 대변하는 것이고, 피고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이 변호사로서의 나의 역할임을 알았다. 피고인의 주장이 진실과 어긋난다면, 그 부분은 검사가 파헤치면 된다. 그것이 검사의 역할이다. 양쪽의 말을 듣고 진실을 찾아내고 가장 타당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판사의 역할이다. 나는 검사와 판사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리라 믿으면 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이라고 피고인의 머리 위에서 판사 노릇을 하려고 했나. 나의 잘남, 내 판단력에 대한 자만, 그러한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기에 나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진위 여부를 가리려 하였고, 그 주장이 거짓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피고인의 입장보다는 그저 내가 해야 하는 재판에서의 역할을 형식적으로 시늉만 하고 지나가려 했던 것이었다. 내가 검사의 역할을 하려 했고, 판사의 역할을 하려 했던 것이다.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자기 일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아니한 것이었다. 내가 다 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도리어 자기의 본분은 전혀 이행하지 아니한 채.

 

 

 

 

 

 

 

그래서 나는 낮은 마음으로 그저 피고인의 충실한 대변인이 되기로 한다. 피고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그저 100% 다 들어주고 그 말을 뒷받침하는 것을 찾아내어 최선을 다해 변론하기로 한다. 내가 피고인의 죄를 가리고 마음에서 이미 단죄를 한 뒤에 형식적으로 서면이나 써내고 공판에서 형식적인 구두변론 몇 마디 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무죄를 100% 믿고 진심으로 나를 다 던져 변론을 하는 것은 사실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다. 피고인의 주장이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렇지만 비록 나중에 그렇게 밝혀지는 한이 있더라도 개업을 하고 진짜 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나는 피고인의 입장에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한다. 나는 피고인의 변호인이므로. 세상사람들 누구나 피고인이 될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사람을 믿어주는 유일한 사람이 되겠다.

그래서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 세상이 그 사람에게 보내주는 믿음의 증거이고 세상이 그 사람에게 주는 사랑이다. 나는 그 증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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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효중단 사유 중 하나로 채무승인이 있습니다.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며, 이른바 관념의 통지로 여기에 어떠한 효과의사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시효 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등 참조).
즉, 효과의사의 유무에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회생채권자목록 제출의 경우 시효이익의 포기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위 판례에 따르면, 통상 채무자는 강제집행을 중지시키거나 일정 기간 담보권 실행을 못하게 하는 한편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여 궁극적으로 채무에 대한 면책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개인회생절차를 밟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채무자가 개인회생신청을 하면서 채권자목록에 소멸시효기간이 완성된 피고의 근저당권부 채권을 기재하였다고 하여 그 시효이익을 포기하려는 효과의사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즉 채무자에게 피고에 대하여 피고의 채권의 시효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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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채권자가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 재산을 가압류하였습니다. 10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채권이 양도되었습니다. 채권양수인도 가압류로 인한 시효중단을 주장할 수 있나요?

 

 

(답변) 가압류는 채권의 시효중단 사유입니다. 시효중단 후 채권이 양도된 경우, 채권양수인에게도 위 가압류로 인한 시효중단을 주장할 수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효중단의 효력은 당사자 및 그 승계인간에만 효력이 있고(민법 제169조), 여기서 당사자란 중단행위에 관여한 당사자이며, 승계인이란 중단행위를 한 당사자로부터 중단의 효과를 받는 권리를 그 중단효과 발생 이후에 승계한 자를 말합니다. 따라서 채권양수인도 위 가압류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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