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운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못한다(대법원 전합 2015. 9. 15. 선고 2013므568)

2015. 9. 18. 11:28뉴스파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최근 처와 15년간 별거를 하며 내연녀와의 사이에 자녀를 둔 남편 P씨가 처 K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의 상고심(2013므568)에서 7대6 의견으로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법원은 이혼청구를 받아들임에 있어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왔으나, 최근 혼인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만 있으면 이혼을 허용여야 한다는 파탄주의가 많은 지지를 받게 되면서, 유책배우자도  이혼 청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상대방 배우자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종래 '상대방 배우자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1987. 4. 14. 선고 86므28 판결,2010. 12. 9. 선고 2009므844 판결 등 다수)에 한해서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여 왔습니다.

 

 

 

 

 

 

 

 

이번 판결로써, "파탄주의에 따라 이혼을 허용할 경우 자녀나 상대방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법률 조항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라 당장 파탄주의를 도입하기 어렵다"고 하여 파탄주의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유책주의가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혀,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충분히 이루어진 경우나, 세월의 경과에 따라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돼 쌍방의 책임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에도 이혼청구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유책배우자가 이혼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확대한 것으로 여겨집니다.